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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농구는 센터 놀음이다. 이는 농구계의 오랜 진리처럼 여겨졌던 명제다. 하지만 정통 센터들은 리그 트렌드가 스페이싱&3점슛으로 옮겨가며 자신들의 영역을 잃어갔다. 어느 순간부터 각 구단들은 골밑보다는 슈팅이 뛰어난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센터들은 점차 빠른 기동력과 슈팅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 새로운 센터의 영역을 찾아가는 게 리그 추세가 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NBA에서 각광 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빅맨(Hybrid Big man)에 대해서 소개해보려고 한다.FX시티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포지션 파괴 현상
하이브리드 빅맨을 설명하기 앞서 먼저 리그 트렌드 변화에 따른 포지션 파괴 현상에 대해 살펴보자. 2000년대 초중반 포지션 파괴의 열풍이 NBA에 몰아쳤다. 포인트가드는 경기조율, 슈팅가드는 외곽슛, 스몰포워드는 돌파, 파워포워드는 궂은일, 센터는 공·수의 구심점. 우리에게 익숙하던 포지션별 역할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시계를 1980년대와 1990년대로 돌려보자. 이 시대의 리그는 큰 키와 덩치를 지닌 정통 센터들이 득실득실했다. 정통 센터가 갖는 역할과 비중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공수 양면에서 중심축이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골밑을 지키며 포스트업 등 묵직하고 건실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대표적인 예로 1980년대를 주름 잡았던 카림 압둘자바와 모제스 말론, 1990년대를 호령했던 4대 센터 패트릭 유잉, 하킴 올라주원, 데이비드 로빈슨 샤킬 오닐이 이 시대 최고의 센터로 군림했다.

하지만 그 때로부터 30년이 지난 현재 리그에는 덩어리형 정통 센터들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2000년대 초중반 리그 내 포지션 파괴 열풍이 빅볼에서 스몰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스몰볼은 전통적인 포지션 개념에서 벗어나 작고 빠른 선수들로 라인업을 채우는 것이다. 센터와 파워포워드는 더 이상 구분 짓는 것이 무의미했고, 아예 빅맨이라는 한 포지션으로 통일됐다.

그렇다면 리그 트렌드는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했을까. 2000년대에 일어난 리그 트렌드의 변화를 살펴보자. 스몰볼이 유행을 타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룰 개정에서 찾을 수 있다. 2000년대 초중반 금지됐던 지역방어가 부분적으로 허용됐고, 핸드체킹 룰이 강화되면서 경기 페이스는 빨라졌다. 이에 따라 정통 센터들은 서서히 사라지고, 달리면서 슈팅 능력이 뛰어난 빅맨들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추세는 2010년대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2010년대 들어 경기 페이스는 더 빨라지게 됐고, 스페이싱과 외곽 슛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도 크게 한 몫을 했다. 이러다 보니 빅맨들의 활동 반경은 골밑에서 외곽으로 넓어졌고, 리그는 이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중후반 케빈 가넷을 시작으로 드마커스 커즌스, 드레이먼드 그린 현재의 앤써니 데이비스와 니콜라 요키치까지 공수 전반에 걸쳐 다재다능함을 갖춘 빅맨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하이브리드 빅맨이 갖춰야 할 조건
‘하이브리드’란 서로 다른 성질을 지닌 두 가지 요소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인,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통합 코드로 인식되는 단어다. 하이브리드 빅맨은 하이브리드와 빅맨의 합성어로 빅맨의 역할을 하는 데 있어 특정된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빅맨을 일컫는다.파워볼

그렇다면 하이브리드 빅맨이 갖춰야 할 조건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먼저 필자는 이 두 가지를 언급하고 싶다. 바로 기동력과 가로 수비다. 리그의 경기 페이스는 해를 거듭할수록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라 각 팀들도 기동력과 민첩성이 뛰어난 빅맨들을 점점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오픈 코트 공격 시에 빠른 발을 앞세워 속공 트레일러 역할에 가담하는가 하면 수비에서는 민첩한 사이드스텝을 바탕으로 상대 돌파 공격을 차단함과 동시에 공수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가로 수비다. 사실 그간 빅맨의 경우 가로 수비보다는 세로 수비에 더 중요한 가치를 지녔다. 큰 키와 덩치를 바탕으로 상대의 슛을 블록하는 것 이외에도 높이만으로 상대 공격에 큰 위협을 가하는 등 세로 수비는 빅맨이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였다.

이 같은 세로 수비가 갖는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리그 트렌드가 바뀌면서 빅맨들도 가로 수비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스위치 디펜스의 활용도가 높아진 최근 리그 트렌드에서 빅맨들의 가로 수비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 실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앤써니 데이비스(레이커스), 뱀 아데바요(마이애미), PJ 터커(휴스턴) 등 리그 내에 가로 수비가 뛰어난 빅맨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파워볼

그리고 또 한 가지 하이브리드 빅맨이 갖춰야 할 또 다른 무기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컨트롤 타워로서의 능력이다. 그 중에서도 하이포스트 피딩과 드리블 핸드오프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피딩(Feeding)은 외곽에서 골밑으로 넣어주는 패스로 킥아웃 패스의 반대 개념이며, 드리블 핸드오프(Dribble Hand-Off)는 빅맨이 외곽에서 드리블을 치며 패스 받을 동료 선수에게 다가가 손에서 손으로 직접 패스를 건네준 뒤 그대로 스크린을 거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빅맨의 경우 대체적으로 골밑으로 활동 반경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킥-아웃 능력이 중요시 여겨진 반면 최근 리그 내 빅맨들은 외곽 플레이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하이포스트 피딩과 드리블 핸드오프 능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빅맨이 3점슛까지 장착하고 있으면 팀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금상첨화다. 경우에 따라서는 팀의 중심축으로 삼을 수도 있다. 그만큼 전술의 다양성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리그를 대표하는 빅맨들에게 3점슛은 기본 무기와도 같다. 자연스럽게 빅맨들에게는 생존 수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드레이먼드 그린이다. 골든 스테이트 황금기의 원동력 중에서 그린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탐슨이 골든 스테이트의 화려함을 대표했다면 그린의 경우 팀 컬러에 깔린 헌신을 상징하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애시당초 그린은 데뷔 초기부터 1대1 공격 기술이 좋은 선수도 아니었고, 재빠른 페이스업을 하는 선수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다재다능한 무기들은 골든 스테이트가 왕조 건설을 이룩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이포스트에서 컨트롤 타워, 온&오프 볼 스크린 플레이, 픽-앤-롤, 포스트업 수비, 수비리바운드 후 트랜지션 플레이 전개 등 스티브 커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전술과 그야말로 찰떡궁합을 이뤘다.

물론 1대1 공격 기술이 떨어지는 게 유일한 흠이지만, 그린은 커리와 탐슨을 비롯한 동료들의 동료 슈팅 기회 창출에 일조하는 등 팀 득점 기여도만큼은 훌륭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린은 현대농구 트렌드에 가장 잘 적응했던 빅맨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그에게 198cm의 작은 신장도 더 이상 약점이 아니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린의 가치는 명확히 증명됐다. 그린은 골든 스테이트가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14-2015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플레이오프 총 104경기에 출전해 평균 37.8분 출장 13.3득점(FG 44.4%) 10.0리바운드 6.9어시스트를 기록, 골든 스테이트 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다만 그린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밝지 못하다. 좋지 않던 공격력이 가면 갈수록 감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4시즌 들어 외곽 슛 성공률이 점점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최근 4시즌 드레이먼드 그린의 3점 성공률 30.8%-30.1%-28.5%-27.9%) 지난 시즌에는 3점슛 성공률이 27.9%로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재 골든 스테이트 내에서 그린의 공수 역할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골든 스테이트는 지난 해 4월 그린에게 4년 1억 달러 연장 계약을 안겼다. 2020-2021시즌부터 적용되는 이 계약에서 그린이 2020-2021시즌 부활을 알릴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리그에서 뜨고 있는 하이브리드 빅맨
이처럼 리그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빅맨. 현재 리그에서 뜨고 있는 하이브리드 빅맨은 누가 있을까. 지난 2019-2020시즌 기준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선보인 7인의 하이브리드 빅맨을 소개해본다.

앤써니 데이비스(LA 레이커스)
데이비스는 빠른 기동력과 수준급 슈팅을 바탕으로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자랑했고, 동시에 빠른 발을 활용한 가로 수비, 패스 능력까지 현대 농구가 빅맨에게 요구하는 모든 것을 부족함이 다 보여줬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하이브리드 빅맨의 표본이라 칭할 수 있다.

니콜라 요키치(덴버)
요키치는 앞에서 소개한 데이비스와는 조금 다른 유형의 빅맨이다. 요키치의 강점인 패스 능력은 이미 많은 이들이 확인했듯이 리그 최고 수준이다. 그의 신통방통한 패스 장면을 보고있으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넋을 잃게 한다. 전 포지션 포함 공격 조립 능력에 있어서 요키치를 따라갈 자는 없는 듯하다. 여기에 긴 슛 거리는 덤이다.

뱀 아데바요(마이애미)
아데바요는 스크리너로서 뛰어난 능력과 함께 기동력까지 갖춰 픽-앤-롤에서 롤맨으로서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 속공 상황에서도 앞서 달려주면서 트레일러의 역할도 맡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골밑 마무리 솜씨와 가로 수비 능력까지 탁월해 여러 모로 쓰임새가 많다. 데이비스, 요키치와 함께 현대농구가 빅맨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가장 잘 수행해내는 빅맨으로 떠오르고 있다.

파스칼 시아캄(토론토)
시아캄은 206cm의 큰 신장에 탁월한 운동능력과 빠른 기동력을 갖추고 있는 빅맨이다. 특히 속공 상황에서 그의 능력을 빛을 발하는 데, 풋워크까지 안정적이어서 페이스업 자세에서도 언제든 득점이 가능하다. 여기에 해를 거듭할수록 슈팅, 패스 등 다방면에 걸쳐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PJ 터커(휴스턴)
터커의 신장은 197cm로 NBA 센터 평균 신장인 210cm에 한참 모자르다. 그렇지만 그는 이를 커버하는 극강의 체력과 버티는 힘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코너 3점슛은 그의 존재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크리스티안 우드(디트로이트)

우드는 208cm의 큰 키와 탁월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외곽 슛, 허슬 플레이가 돋보이는 빅맨이다. 또한 단단한 스크린 능력과 높은 BQ까지 보유하고 있어 팀 플레이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자렌 잭슨 주니어(멤피스)
이제 갓 데뷔한지 1년 밖에 안 된 새내기에 불과하지만 지난 시즌 잭슨 주니어는 공수에 걸쳐 하이브리드 빅맨으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잭슨 주니어 는 공격에서 외곽 슛 능력이 탁월한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211cm의 긴 윙스팬, 통통 튀는 탄력을 바탕으로 수비에서도 가능성을 인정 받는 등 잭슨 주니어의 가치는 나날이 높아질 전망이다. 

농구는 역시 센터! 다시 한 번 빅맨 전성시대 도래?
앞에서도 수 없이 언급했듯이 최근 리그 트렌드는 대 스몰볼, 대 스윙맨의 시대로 완전히 바뀌었다. 하지만 유행은 역시 돌고 도는 법이라고 했는가.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리그에는 가지각색의 스타일을 지닌 빅맨들이 연이어 등장, 리그 트렌드는 또 한 번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더욱이 과거의 올드스쿨형 스타일이 아닌 다재다능한 스타일로 한 단계 진화해 팬들에게도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이렇듯 리그는 더 기동성 있고 더 다양한 능력을 가진 빅맨들을 선호하고 있고, 전통적인 빅맨들을 향한 수요는 갈수록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는 그것을 ‘포지션 없는’ 농구라 칭할 수도 있지만 모든 코치들에게 모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기 때문에 누구든 주어질 역할이 있긴 있을 것이다.

이제 두 역할의 결합은 완전히 새로운 빅맨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바야흐로 하이브리드 빅맨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사진_ AP/연합뉴스 제공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hanmail.net 

[점프볼=서호민 기자] 농구는 센터 놀음이다. 이는 농구계의 오랜 진리처럼 여겨졌던 명제다. 하지만 정통 센터들은 리그 트렌드가 스페이싱&3점슛으로 옮겨가며 자신들의 영역을 잃어갔다. 어느 순간부터 각 구단들은 골밑보다는 슈팅이 뛰어난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센터들은 점차 빠른 기동력과 슈팅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 새로운 센터의 영역을 찾아가는 게 리그 추세가 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NBA에서 각광 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빅맨(Hybrid Big man)에 대해서 소개해보려고 한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포지션 파괴 현상
하이브리드 빅맨을 설명하기 앞서 먼저 리그 트렌드 변화에 따른 포지션 파괴 현상에 대해 살펴보자. 2000년대 초중반 포지션 파괴의 열풍이 NBA에 몰아쳤다. 포인트가드는 경기조율, 슈팅가드는 외곽슛, 스몰포워드는 돌파, 파워포워드는 궂은일, 센터는 공·수의 구심점. 우리에게 익숙하던 포지션별 역할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시계를 1980년대와 1990년대로 돌려보자. 이 시대의 리그는 큰 키와 덩치를 지닌 정통 센터들이 득실득실했다. 정통 센터가 갖는 역할과 비중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공수 양면에서 중심축이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골밑을 지키며 포스트업 등 묵직하고 건실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대표적인 예로 1980년대를 주름 잡았던 카림 압둘자바와 모제스 말론, 1990년대를 호령했던 4대 센터 패트릭 유잉, 하킴 올라주원, 데이비드 로빈슨 샤킬 오닐이 이 시대 최고의 센터로 군림했다.

하지만 그 때로부터 30년이 지난 현재 리그에는 덩어리형 정통 센터들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2000년대 초중반 리그 내 포지션 파괴 열풍이 빅볼에서 스몰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스몰볼은 전통적인 포지션 개념에서 벗어나 작고 빠른 선수들로 라인업을 채우는 것이다. 센터와 파워포워드는 더 이상 구분 짓는 것이 무의미했고, 아예 빅맨이라는 한 포지션으로 통일됐다.

그렇다면 리그 트렌드는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했을까. 2000년대에 일어난 리그 트렌드의 변화를 살펴보자. 스몰볼이 유행을 타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룰 개정에서 찾을 수 있다. 2000년대 초중반 금지됐던 지역방어가 부분적으로 허용됐고, 핸드체킹 룰이 강화되면서 경기 페이스는 빨라졌다. 이에 따라 정통 센터들은 서서히 사라지고, 달리면서 슈팅 능력이 뛰어난 빅맨들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추세는 2010년대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2010년대 들어 경기 페이스는 더 빨라지게 됐고, 스페이싱과 외곽 슛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도 크게 한 몫을 했다. 이러다 보니 빅맨들의 활동 반경은 골밑에서 외곽으로 넓어졌고, 리그는 이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중후반 케빈 가넷을 시작으로 드마커스 커즌스, 드레이먼드 그린 현재의 앤써니 데이비스와 니콜라 요키치까지 공수 전반에 걸쳐 다재다능함을 갖춘 빅맨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하이브리드 빅맨이 갖춰야 할 조건
‘하이브리드’란 서로 다른 성질을 지닌 두 가지 요소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인,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통합 코드로 인식되는 단어다. 하이브리드 빅맨은 하이브리드와 빅맨의 합성어로 빅맨의 역할을 하는 데 있어 특정된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빅맨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 빅맨이 갖춰야 할 조건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먼저 필자는 이 두 가지를 언급하고 싶다. 바로 기동력과 가로 수비다. 리그의 경기 페이스는 해를 거듭할수록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라 각 팀들도 기동력과 민첩성이 뛰어난 빅맨들을 점점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오픈 코트 공격 시에 빠른 발을 앞세워 속공 트레일러 역할에 가담하는가 하면 수비에서는 민첩한 사이드스텝을 바탕으로 상대 돌파 공격을 차단함과 동시에 공수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가로 수비다. 사실 그간 빅맨의 경우 가로 수비보다는 세로 수비에 더 중요한 가치를 지녔다. 큰 키와 덩치를 바탕으로 상대의 슛을 블록하는 것 이외에도 높이만으로 상대 공격에 큰 위협을 가하는 등 세로 수비는 빅맨이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였다.

이 같은 세로 수비가 갖는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리그 트렌드가 바뀌면서 빅맨들도 가로 수비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스위치 디펜스의 활용도가 높아진 최근 리그 트렌드에서 빅맨들의 가로 수비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 실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앤써니 데이비스(레이커스), 뱀 아데바요(마이애미), PJ 터커(휴스턴) 등 리그 내에 가로 수비가 뛰어난 빅맨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하이브리드 빅맨이 갖춰야 할 또 다른 무기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컨트롤 타워로서의 능력이다. 그 중에서도 하이포스트 피딩과 드리블 핸드오프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피딩(Feeding)은 외곽에서 골밑으로 넣어주는 패스로 킥아웃 패스의 반대 개념이며, 드리블 핸드오프(Dribble Hand-Off)는 빅맨이 외곽에서 드리블을 치며 패스 받을 동료 선수에게 다가가 손에서 손으로 직접 패스를 건네준 뒤 그대로 스크린을 거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빅맨의 경우 대체적으로 골밑으로 활동 반경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킥-아웃 능력이 중요시 여겨진 반면 최근 리그 내 빅맨들은 외곽 플레이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하이포스트 피딩과 드리블 핸드오프 능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빅맨이 3점슛까지 장착하고 있으면 팀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금상첨화다. 경우에 따라서는 팀의 중심축으로 삼을 수도 있다. 그만큼 전술의 다양성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리그를 대표하는 빅맨들에게 3점슛은 기본 무기와도 같다. 자연스럽게 빅맨들에게는 생존 수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드레이먼드 그린이다. 골든 스테이트 황금기의 원동력 중에서 그린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탐슨이 골든 스테이트의 화려함을 대표했다면 그린의 경우 팀 컬러에 깔린 헌신을 상징하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애시당초 그린은 데뷔 초기부터 1대1 공격 기술이 좋은 선수도 아니었고, 재빠른 페이스업을 하는 선수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다재다능한 무기들은 골든 스테이트가 왕조 건설을 이룩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이포스트에서 컨트롤 타워, 온&오프 볼 스크린 플레이, 픽-앤-롤, 포스트업 수비, 수비리바운드 후 트랜지션 플레이 전개 등 스티브 커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전술과 그야말로 찰떡궁합을 이뤘다.

물론 1대1 공격 기술이 떨어지는 게 유일한 흠이지만, 그린은 커리와 탐슨을 비롯한 동료들의 동료 슈팅 기회 창출에 일조하는 등 팀 득점 기여도만큼은 훌륭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린은 현대농구 트렌드에 가장 잘 적응했던 빅맨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그에게 198cm의 작은 신장도 더 이상 약점이 아니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린의 가치는 명확히 증명됐다. 그린은 골든 스테이트가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14-2015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플레이오프 총 104경기에 출전해 평균 37.8분 출장 13.3득점(FG 44.4%) 10.0리바운드 6.9어시스트를 기록, 골든 스테이트 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다만 그린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밝지 못하다. 좋지 않던 공격력이 가면 갈수록 감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4시즌 들어 외곽 슛 성공률이 점점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최근 4시즌 드레이먼드 그린의 3점 성공률 30.8%-30.1%-28.5%-27.9%) 지난 시즌에는 3점슛 성공률이 27.9%로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재 골든 스테이트 내에서 그린의 공수 역할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골든 스테이트는 지난 해 4월 그린에게 4년 1억 달러 연장 계약을 안겼다. 2020-2021시즌부터 적용되는 이 계약에서 그린이 2020-2021시즌 부활을 알릴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리그에서 뜨고 있는 하이브리드 빅맨
이처럼 리그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빅맨. 현재 리그에서 뜨고 있는 하이브리드 빅맨은 누가 있을까. 지난 2019-2020시즌 기준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선보인 7인의 하이브리드 빅맨을 소개해본다.

앤써니 데이비스(LA 레이커스)
데이비스는 빠른 기동력과 수준급 슈팅을 바탕으로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자랑했고, 동시에 빠른 발을 활용한 가로 수비, 패스 능력까지 현대 농구가 빅맨에게 요구하는 모든 것을 부족함이 다 보여줬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하이브리드 빅맨의 표본이라 칭할 수 있다.

니콜라 요키치(덴버)
요키치는 앞에서 소개한 데이비스와는 조금 다른 유형의 빅맨이다. 요키치의 강점인 패스 능력은 이미 많은 이들이 확인했듯이 리그 최고 수준이다. 그의 신통방통한 패스 장면을 보고있으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넋을 잃게 한다. 전 포지션 포함 공격 조립 능력에 있어서 요키치를 따라갈 자는 없는 듯하다. 여기에 긴 슛 거리는 덤이다.

뱀 아데바요(마이애미)
아데바요는 스크리너로서 뛰어난 능력과 함께 기동력까지 갖춰 픽-앤-롤에서 롤맨으로서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 속공 상황에서도 앞서 달려주면서 트레일러의 역할도 맡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골밑 마무리 솜씨와 가로 수비 능력까지 탁월해 여러 모로 쓰임새가 많다. 데이비스, 요키치와 함께 현대농구가 빅맨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가장 잘 수행해내는 빅맨으로 떠오르고 있다.

파스칼 시아캄(토론토)
시아캄은 206cm의 큰 신장에 탁월한 운동능력과 빠른 기동력을 갖추고 있는 빅맨이다. 특히 속공 상황에서 그의 능력을 빛을 발하는 데, 풋워크까지 안정적이어서 페이스업 자세에서도 언제든 득점이 가능하다. 여기에 해를 거듭할수록 슈팅, 패스 등 다방면에 걸쳐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PJ 터커(휴스턴)
터커의 신장은 197cm로 NBA 센터 평균 신장인 210cm에 한참 모자르다. 그렇지만 그는 이를 커버하는 극강의 체력과 버티는 힘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코너 3점슛은 그의 존재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크리스티안 우드(디트로이트)

우드는 208cm의 큰 키와 탁월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외곽 슛, 허슬 플레이가 돋보이는 빅맨이다. 또한 단단한 스크린 능력과 높은 BQ까지 보유하고 있어 팀 플레이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자렌 잭슨 주니어(멤피스)
이제 갓 데뷔한지 1년 밖에 안 된 새내기에 불과하지만 지난 시즌 잭슨 주니어는 공수에 걸쳐 하이브리드 빅맨으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잭슨 주니어 는 공격에서 외곽 슛 능력이 탁월한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211cm의 긴 윙스팬, 통통 튀는 탄력을 바탕으로 수비에서도 가능성을 인정 받는 등 잭슨 주니어의 가치는 나날이 높아질 전망이다. 

농구는 역시 센터! 다시 한 번 빅맨 전성시대 도래?
앞에서도 수 없이 언급했듯이 최근 리그 트렌드는 대 스몰볼, 대 스윙맨의 시대로 완전히 바뀌었다. 하지만 유행은 역시 돌고 도는 법이라고 했는가.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리그에는 가지각색의 스타일을 지닌 빅맨들이 연이어 등장, 리그 트렌드는 또 한 번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더욱이 과거의 올드스쿨형 스타일이 아닌 다재다능한 스타일로 한 단계 진화해 팬들에게도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이렇듯 리그는 더 기동성 있고 더 다양한 능력을 가진 빅맨들을 선호하고 있고, 전통적인 빅맨들을 향한 수요는 갈수록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는 그것을 ‘포지션 없는’ 농구라 칭할 수도 있지만 모든 코치들에게 모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기 때문에 누구든 주어질 역할이 있긴 있을 것이다.

이제 두 역할의 결합은 완전히 새로운 빅맨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바야흐로 하이브리드 빅맨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사진_ AP/연합뉴스 제공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hanmail.net 

[점프볼=김호중 인터넷기자] 라멜로 볼(19, 201cm)의 첫 경기는 무득점으로 끝났다.

샬럿 호네츠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샬럿 스펙트럼 센터에서 열린 2020-2021 NBA 프리시즌 토론토 랩터스와의 첫 경기에서 100-111로 패배했다.

이날 모든 관심은 라멜로 볼에게 가있었다. 볼은 샬럿이 이번 2020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지명한 유망주.

벤치에서 출격한 볼은 16분 7초동안 야투 5개를 모두 실패하며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초라한 득점력이었다.

제임스 보레고 샬럿 감독은 무득점에 그친 볼을 어떻게 봤을까.

“훌륭한 데뷔전이었다”고 선을 그은 보레고 감독은 “처음 경기를 뛴 선수가 10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매우 좋은 플레이를 몇 번 보였으며 경기도 잘 읽어냈다. 신인임에도 동료들과 활발히 토킹도 했다”며 다시 “아주 준수한 데뷔전이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의 얘기대로, 이날 단 16분 7초를 뛴 볼은 이날 무려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볼은 203cm의 포인트가드. 웬만한 스몰포워드의 키를 갖고 있다. 출전 시간만 더 보장받으면 10개를 훌쩍 뛰어넘는 리바운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음을 첫 경기를 통해 보여줬다.

덧붙여 이날 볼은 정상급 포인트가드의 패스 센스를 보여줬다. 노룩 비하인드 패스를 통해 어시스트 2개를 기록했으며, 케빈 러브가 잘 구사하는 크로스코트 원핸드 패스도 성공시켰다.

샬럿에는 스타가 없다. 팀의 주축인 고든 헤이워드, 드본테 그레험, 마일스 브리지스 등은 분명 내실있는 선수들이지만 스타성과는 거리가 멀다.

볼의 데뷔전은 화려함 그 자체, 스타성이 뿜어져나왔다. 패스를 건네기만 하면 하이라이트 필름이었다. 슈팅 능력이 부족한데도 딥3를 시도하는 배짱도 있었다.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과연 볼은 샬럿의 스타가 될 수 있을까. 15일에 열릴 볼의 두 번째 경기가 벌써 기다려진다.

#사진_AP/연합뉴스

점프볼/ 김호중 인터넷기자 lethbridge7@naver.com

기사제공 점프볼

서울 SK 오재현

[루키=원석연 기자] 오재현이 신인왕 레이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울 SK 나이츠는 1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와 경기에서 76-85로 졌다. 4연패 늪. 그러나 패배 속에서도 희망은 있었다. 루키 오재현의 활약이다.

오재현은 이날 37분 20초로 팀 내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하면서 13점 1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다. 야투율도 46%로 나쁘지 않았다. 지난 12일 열린 고양 오리온전에서는 국내 선수 중 최다 득점(11점)으로 눈도장을 찍더니, 이번에는 팀 내 최다 출전시간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로 오재현의 시즌 평균 기록은 3경기 10.0점 2.3리바운드 1.7어시스트 2.3스틸이 됐다. 3점슛 성공률은 20%로 다소 아쉽지만, 정확한 뱅크슛과 속공에서 골밑 마무리 능력이 좋아 2점 야투는 63.2%로 높다. 

아직 표본은 적지만, 이날 경기로 확실해진 건 1라운드 10순위 신인 오재현이 당당히 신인왕 레이스에 참가했다는 사실이다. 

데뷔전부터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서동철 부산 KT 감독에게 “부상만 없다면 신인왕은 떼놓은 당상”이라고 극찬을 받았던 KT의 2순위 신인 박지원의 평균 기록(6.3점 3.3리바운드 4.0어시스트 야투율 56%)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부산 KT 박지원

또한, 오재현의 진정한 매력은 기록지에 나타나지 않는 그의 수비력에 있다.

오재현은 올 시즌 출전한 3경기서 각각 상대 에이스인 변준형, 이대성, 김시래를 전담 마크했다. 리그에서 드리블로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에이스들을 상대하면서 3경기에서 모두 2개 이상의 스틸을 기록했다. 특히 13일 LG전 4쿼터에서 김시래의 공을 낚아챈 뒤 기록한 원맨 속공은 오재현이 어떤 선수인지를 가장 잘 나타낸 장면이었다. 

10순위 신인, 그것도 대학을 3학년만 마치고 일찍 프로에 나온 얼리 엔트리 신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문경은 SK 감독은 오재현의 활약을 두고 “마치 비시즌에 (함께) 연습하고 나온 선수처럼 잘해주고 있다”라며 엄지를 세웠다.

한편, 이번 신인드래프트는 지명 당시만 하더라도 관계자들 사이에서 예년보다 풀이 좋지 않은 흉년 드래프트라는 평가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오재현, 박지원 등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는 신인들이 줄줄이 나오며 벌써부터 알짜 드래프트로 재평가받고 있다. 

이들 외에도 원주 DB의 이용우, 인천 전자랜드 이윤기 등도 1군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으며, 1순위 차민석은 아직 1군 데뷔전을 치르지는 않았지만, D-리그 첫 경기서 27점 12리바운드로 미래를 기대케 했다. 

사진 = KBL 제공

원석연 기자 hiro3937@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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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루키

이상범 감독이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원주 DB는 1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의 정규리그 3라운드에서 65-89로 졌다.

완패였다. 야투는 계속해서 림을 돌아나왔고, 턴오버는 속출했다. DB의 실책은 15개. 팀 어시스트인 14개보다 더 많았다. 수비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DB는 89점이나 실점하며 24점차 대패를 당했다.

경기 후 이상범 감독은 “팬 여러분께 죄송한 경기이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선수들을 나무랐다. “내가 팀을 맡은 4년 동안 이렇게 무기력한 경기는 기억이 안 난다. 선수들이 받는 연봉이 있는데, 프로 선수로서 말도 안 되는 경기를 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약속한 것들을 지키지 못했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물론, 팀의 수장인 이상범 감독 역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는 “제일 큰 책임은 나다. 내가 팀을 이렇게 만들었다. 하지만 선수들도 정신적으로 고쳐야 한다. 팀의 미래가 있기 위해서는 이런 경기를 하면 안 된다”며 자신은 물론, 선수들을 질책했다.

전날(12일) 연장 끝에 패배한 여파가 있지는 않았을까. 그러나 이상범 감독은 “선수라면 내가 가진 것을 코트에 쏟아부어야 한다. 상대도 전날 경기가 있었다. 연장에 갔고, 30분 이상 뛴 선수들이 많았다고 해서 이렇게 경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를 핑계 삼지 않았다.

DB는 이날 패배로 5승 15패를 기록하며 9위 LG와 4경기 차이로 멀어졌다. 9개 팀이 3.5경기 차이로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DB만이 홀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원주, 김영훈 기자 kim95yh@basketkorea.com

기사제공 바스켓코리아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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