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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종인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비위에 대한 대국민 사과 강행 의지를 피력한 가운데 8일 당 안팎에선 여전히 찬반 여론이 뜨겁다. “쓸데없는 일”이라며 반대 의견이 여전히 많지만 “‘신 폐족 선언’이 필요하다”는 지지 의견도 맞섰다. 당의 분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파워볼사이트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여러 의원이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 관련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비대위원장 자리에 앉아서 안주하려고 온 사람이 아니다. 목표한 바를 꼭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사과 여부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이날도 당 안팎의 비판적 의견이 쏟아졌다. 친박 핵심이었던 김재원 전 의원은 이날 SNS 게시글에서 “사과를 하면서 보상을 해 줄 것도 아니고 재발방지를 위해 영구적으로 집권을 포기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사실 무엇을 반성하는지 왜 반성하는지도 모르는 사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게다가 결정적으로, 실제 사과해야 할 전직 대통령 두 분은 어린이 강간범 조두순보다 두세 배의 형량을 선고받은 중범죄자로 감옥살이 중”이라며 “특별한 방법이 아니면 살아서는 옥문을 나설 수 없다. 세상 사람들은 이미 지옥으로 떨어진 전직 대통령에게 다시 사과를 요구할 만큼 야박하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전날 김 위원장을 향해 “뜬금포 사과”라고 비꼬았던 배현진 의원도 이날 연거푸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귀태(鬼胎) 문재인 정권은 정권으로 탄생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김 위원장이 눈물을 뿌리며 사과할 일은 잘못된 역사를 여는데 봉역하셨다는, 바로 그것이라고 썼다.

배 의원은 또 “이 나라 헌정사를 뒤엎고 국민 삶을 뒤엎는 문 정권을 탄생시킨 스승으로서 ‘내가 이러라고 대통령 만들어준 줄 아냐’ 이 한 마디, 뜨겁게 기다렸다”고 비꼬았다. 과거 김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지냈던 이력을 꼬집은 언급이다.

당 밖의 보수인사들도 반발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감옥살이하는 것도 억울한데, 김종인이 대신 사과한다고요? 이건 인간이 아닙니다”라며, 김 위원장을 향해 “건방지기 짝이 없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재오 상임고문도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사과는 김종인이 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자리를 이용해 당을 민주당에 갖다 바친다”고 비판했다.

2012년 9월 2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 하는 모습./사진제공=청와대
2012년 9월 2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 하는 모습./사진제공=청와대

반면 찬성 의견도 고개를 들었다. 조수진 의원은 SNS에 “처절한 반성, ‘신 폐족 선언’은 9월 정기국회 전에라도 해야 했다”며 “지금도 지나치게 늦었다”고 썼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의 사과를 2007년 대선 패배 후 친노(親盧) 세력의 ‘폐족’ 선과 비교했다.파워볼사이트

그는 “‘민주당’이란 이름의 정당이 원내1당이 되는 데는 ‘폐족 선언’으로 압축되는 처절한 반성 이후 8년이 걸렸다”고 썼다. 이어 “국민의힘은 넓은 중도를 기반으로 보수는 물론 합리적 ‘진짜 진보’까지 함께해야 한다”며 “‘폐족 선언’이란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내 분열 양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 ‘탄핵의 강을 건너 정권교체로 나아가자’는 제목을 글을 올렸다. 그는 “또다시 탄핵을 두고 분열을 조장한다면, 이는 문재인 정권의 집권 연장을 돕게 될 뿐”이라며 “진정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문재인 정권의 불법을 단죄하고 싶다면, 이제 탄핵은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또 “탄핵 때문에 보수가 분열하면 과연 누가 좋아할까. 나라를 이 모양으로 만들어놓고도 정권연장을 자신하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라며 “그들이 다음 선거에서도 이길 거라고 큰소리치는 것은, 보수가 탄핵으로 또 분열할 거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변휘 기자 hynews@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공수처장 야당 비토권 무력화..공수처 검사 자격요건도 완화
안건조정위 열어 바로 전체회의 넘긴 후 일사천리
윤호중 법사위원장 일방 진행에 野 고성지르며 항의
野 “공수부대 작전 같아..역사에 부끄러운 줄 알라”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공수처법개정안을 통과 시키려하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등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공수처법개정안을 통과 시키려하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등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추천 요건과 공수처 검사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이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파워볼게임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앞서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공수처장 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재적위원 7인 중 6인 이상의 찬성에서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으로 완화하도록 했다.

야당 측 위원 2명이 반대하면 의결이 이뤄지지 않는, 이른바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한 것이다.

공수처장 추천위원 선정 기간도 10일로 축소시켰다.

여야 교섭단체가 이 기간 내에 추천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대신 국회의장이 법학계 인사를 추천하도록 했다.

공수처 검사의 자격 요건은 기존 변호사 자격 10년 이상 보유에서 7년 이상으로 완화했다.

아울러 부칙으로 개정안이 공포일부터 바로 시행되게 하고 추천위 의결정족수 조항의 경우 법 시행 이전에 구성된 추천위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해 현재 구성돼 있는 추천위가 야당의 반대에도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 항의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안건조정위원회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가결해 법사위 전체회의로 넘겼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 항의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안건조정위원회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가결해 법사위 전체회의로 넘겼다. (사진=윤창원 기자)

법사위 문턱을 넘은 공수처법 개정안은 다음날인 9일 열릴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장에서는 공수처법 개정을 반대하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거센 항의로 인해 소란이 벌어지면서 한동안 의사진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들 뿐 아니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다른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까지 20여명이 법사위 회의장 안으로 들어와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날치기로 처리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혜련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의가 끝나고 나오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혜련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의가 끝나고 나오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개정안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단상에 선 민주당 백혜련 간사 옆에서 고성을 지르며 발언을 방해했고, 윤호중 법사위원장 석을 둘러싼 채 안건조정에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주 원내대표도 안건조정위에 야당 몫인 비교섭단체 대표로 친여 성향인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참여한 것을 문제 삼으며 “최강욱 의원이 야당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가 지속되자 “토론을 할 수가 없잖아”라며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발언 중이던 토론을 임의적으로 중단시켰다.

이어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찬성 여부를 기립으로 물었고, 이에 민주당 위원들과 최강욱 의원이 일어서서 찬성 의견을 밝히자 가결을 선언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안건조정위에서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의결요건을) 3분의 2로 고치는 것과 재정신청하는 것, 부칙 등 3건에 대해서는 아예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윤 위원장의 의사진행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도둑질을 해도 절차를 지키면서 해야 하지 않느냐”며 “이렇게 할 거면 민주당 마음대로 하라. 더 이상 우리를 들러리로 세우지 말라”고 회의장에서 일제히 퇴장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민주당은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공수부대 작전같이 삼권분립을 유린했다”며 “4년 넘게 공석인 대통령 특별감찰관은 도대체 언제 뽑을 것인가. 정부·여당은 국민에 그리고 역사에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갈했다.

[CBS노컷뉴스 이준규·이정주 기자] findlove@cbs.co.kr저작권자ⓒ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26년 6·10만세운동. 연합뉴스
1926년 6·10만세운동. 연합뉴스

3·1운동(1919년), 11·3 광주학생운동(1929년)과 함께 3대 독립운동으로 꼽히는 6·10만세운동(1926년)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국가보훈처는 8일 6·10만세운동 기념일 지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6·10 만세운동은 1926년 6월 10일 순종 인산일(장례일)을 맞아 일제의 강제병합과 식민지 지배에 항거해 자주독립 의지를 밝힌 독립 만세운동이다. 당시 서울에서 학생들이 순종 인산 행렬이 지나는 곳곳에서 격문을 뿌리고 태극기를 흔들면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다가 200여명이 현장에서 체포됐고, 주동자 11명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전국 각지 55개교의 동맹휴학으로 이어졌고, 학생 독서회가 확산해 학생독립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사회주의자와 민족주의자 일부가 서로 뜻을 모아 신간회를 설립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3·1운동과 광주학생운동의 교량 역할을 한 6·10만세운동은 그동안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이에 6·10만세운동기념사업회가 3차례 학술토론을 열고 광복회와 함께 국가기념일 지정을 추진해왔다. 그러다가 현 21대 국회에서 윤주경 의원 등 44명이 지난 7월 국가기념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대통령령인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을 행정안전부에 요청했다. 이후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이날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이 의결됐다. 이로써 내년 6월10일에는 보훈처 주관으로 첫 정부 차원의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기념사업회 라종일 회장은 성명을 통해 “오늘 국무회의에서 6·10만세운동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정부의 국가기념일 지정을 계기로 6·10만세운동의 참모습을 찾고, 그 정신을 되살리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네 번째 에세이 공개 “가장 큰 리스크는 아무 리스크도 택하지 않는 것” / “자고로 포기가 성공의 어머니가 된 경우는 없다”

홍정욱 전 의원 공식 홈페이지.
홍정욱 전 의원 공식 홈페이지.

홍정욱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사진) 의원이 네 번째 에세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이 결코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정계에 들어온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홍 전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실패로 인한 아픔은 시간과 함께 흐려지지만, 포기로 인한 후회는 날이 갈수록 선명해진다’라는 제목으로 4번째 에세이를 게재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는 에세이를 온라인상에 공개하고 있다.

홍 전 의원은 “실패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도전을 감행하는 이유는 실패의 공포보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가 더 두렵기 때문이다. 가장 큰 리스크는 아무 리스크도 택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에세이에서 홍 전 의원은 “많은 이들은 내가 2008년 제18대 총선에 화려하게 영입된 줄 안다”라며 공천 뒷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한 뒤 별 대책 없이 내가 태어나서 소년 시절을 보낸 동작구에 캠프를 차리고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면서 처음엔 서울 동작갑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지역구 예비 후보 지지율 1위에 올라섰음에도 결국 공천은 지지율 4위의 후보에게 돌아갔다며 “어떤 기준에 의해 후보가 결정됐는지 납득할 수 없었지만,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고 했다.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의 동작갑 후보는 당시 재선에 나선 전병헌 통합민주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홍 전 의원은 “동작구에서 떨어진 다음 날, 선거캠프를 맡아줬던 친구가 당시 내 회사가 위치했던 중구에 다시 도전해 보자는 제안, 중구 출마를 결정하고 신당동 부근에 선거 사무실을 물색했다”면서 발을 중구로 돌렸다고 했다.

그러나 중구 역시 지명도 높은 여성 의원의 전략공천에 밀려 두 번째 낙천을 맛봤다고 했다. 당시 한나라당의 중구 후보는 나경원 의원이었고, 무난하게 승리했다.

홍 전 의원은 “서울 지역 후보 선정이 사실상 마무리된 시점으로 선거 운동을 끝낼 수밖에 없었고 선거운동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면서 총선 출마의 뜻을 접으려 했다고도 했다.

그런 홍 전 의원에게 공천심사 마지막 날 당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고 했다.

홍 전 의원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공천을 결정 못 한 지역구인 노원구 상계동(노원병)에 출마할 생각이 있으면 그날 저녁 공천심위에 출석해 달라는 요청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노원병은 아무 연고도 없는 생소한 지역인 데다 민주당 소속 현직 국회의장(임채정)이 4번 내리 당선됐고, 진보 정치의 거물인 고 노회찬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던 곳이었다”면서 당시 노원병이 험지 중에서도 험지였다고 했다.

홍 전 의원은 “공천심사가 시작되기 직전 공천심사위원장이 나를 불러 ‘여기는 우리 당이 당선된 적이 없는 곳이다. 홍 후보는 아까운 인재인데 이번에 출마하지 말고 4년 더 준비해 다음에 나오는 게 어떻겠나?’라는 뜻밖의 조언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홍 전 의원은 “나는 주저 없이 ‘낙선이 두려워 출마를 포기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이다. 저는 후회가 실패보다 훨씬 더 두렵다’고 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떻게 실패가 두렵지 않을 수 있는가?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은 ‘실패란 언제나 비극이며 엄청나게 과대 포장되고, 사람들은 실패로부터 많이 배우지도 못한다’고 꼬집었다”면서 “그런데도 실패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도전을 감행하는 이유는 실패의 공포보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가 더 두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큰 리스크는 아무 리스크도 택하지 않는 것”이라며 “파산이 두려워 사업을 접고, 낙선이 두려워 출마를 접고, 이별이 두려워 사랑을 접을 수는 없다. 자고로 포기가 성공의 어머니가 된 경우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실패의 공포를 모르고 행하는 무모함과 알면서 행하는 용감함, 도전의 무게가 다르다’라는 말과 함께 에세이를 마쳤다.

홍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구병에 출마해 당선됐다. 차기 ‘야권 잠룡’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는 현재까지 정계 복귀에 관한 입장을 밝힌 바는 없다. 

홍정욱 전 의원 공식 홈페이지.
홍정욱 전 의원 공식 홈페이지.

다음은 홍 전 의원이 올린 네 번째 에세이 전문.‘실패로 인한 아픔은 시간과 함께 흐려지지만, 포기로 인한 후회는 날이 갈수록 선명해진다.’ (페이스북)

많은 이들은 내가 2008년 제18대 총선에 화려하게 영입된 줄 안다. 젊은 중앙 언론사 회장이었고 대중적 인지도도 높은 편이었던 내가 공천에 대한 약속도 없이 출마했을 거라고는 대부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한 뒤 별 대책 없이 내가 태어나서 소년 시절을 보낸 동작구에 캠프를 차리고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머잖아 지역구 예비 후보 지지율 1위에 올라섰지만, 결국 공천은 지지율 4위의 후보에게 돌아갔다. 어떤 기준에 의해 후보가 결정됐는지 납득할 수 없었지만,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

동작구에서 떨어진 다음 날, 선거캠프를 맡아줬던 친구가 당시 내 회사가 위치했던 중구에 다시 도전해 보자는 제안을 했다. 나는 중구 출마를 결정하고 신당동 부근에 선거 사무실을 물색했다. 그러나 내가 사무실을 찾기도 전에 지명도 높은 여성 의원이 중구 후보로 결정됐다. 두 번째 낙천이었다. 서울 지역 후보 선정이 사실상 마무리된 시점이었기에 나는 선거 운동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두어 달간 나와 함께 뛰어준 선거운동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지만 막다른 골목이었다.

선거 운동을 접고 주변을 정리하던 중 당에서 연락이 왔다. 공천심사 마지막 날이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공천을 결정 못 한 지역구인 노원구 상계동(노원병)에 출마할 생각이 있으면 그날 저녁 공천심사위원회에 출석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생소한 지역이었다. 게다가 민주당 소속 현직 국회의장이 네 번 내리 당선됐고, 진보 정치의 거물인 고 노회찬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던 곳이었다. 수십 년간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 없었고 이번에도 가능성은 작아 보였다.

나는 간단히 저녁을 먹고 당사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대기실에 다른 후보가 한 명 있었다. 보수 정당의 아성인 대구에 출마한 법조인이었다. 기막히게도 본인은 영문도 모른 채 당으로부터 나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급히 나왔다는 것이었다. 두 달간 죽을힘을 다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도 낙천돼 당선이 난망한 지역에 차출된 사람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지역에 영입된 사람… 마지막 공천을 기다리던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이었다. 다만 나는 누구의 도움도 못 받았기에 누구에게도 빚이 없었다. 당선만 된다면 계파나 ‘보스’의 눈치 볼 필요 없이 내 뜻대로 일할 수 있었다.

공천심사가 시작되기 직전 공천심사위원장이 나를 불러 뜻밖의 조언을 했다. “마지막으로 노원병이 남았는데 와일드카드로 홍 후보를 써 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그런데 여기는 우리 당이 당선된 적이 없는 곳이에요. 홍 후보는 아까운 인재인데 이번에 출마하지 말고 4년 더 준비해 다음에 나오는 게 어때요 ” 나는 주저 없이 답했다. “저는 반대하는 가족을 설득하고 어렵게 되살린 회사를 떠나 출마했습니다. 낙선이 두려워 출마를 포기한다면 평생 후회할 겁니다. 저는 후회가 실패보다 훨씬 더 두렵습니다.”

어떻게 실패가 두렵지 않을 수 있는가?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은 실패란 언제나 비극이며 엄청나게 과대 포장되고, 사람들은 실패로부터 많이 배우지도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런데도 실패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도전을 감행하는 이유는 실패의 공포보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가 더 두렵기 때문이다. 가장 큰 리스크는 아무 리스크도 택하지 않는 것이다. 파산이 두려워 사업을 접고, 낙선이 두려워 출마를 접고, 이별이 두려워 사랑을 접을 수는 없다. 자고로 포기가 성공의 어머니가 된 경우는 없다.

‘실패의 공포를 모르고 행하는 무모함과 알면서 행하는 용감함, 도전의 무게가 다르다.’ (트위터)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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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야당인 국민의힘 반대 속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된 8일 오전 금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민주당 소속일 때부터 공수처 설치안에 반대해온 금 전 의원은 “어떤 제도의 변경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판단하려면 그 제도가 없던 시기에 대입해 보면 된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공수처가 도입됐다는 가정을 제안했다.

금 전 의원은 “만약 민주당이 강행하려는 공수처법 개정안이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있었다면 집권세력은 야당 눈치 보지 않고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이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공수처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며 공수처가 정권 성향에 따른 권력기구가 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 전 의원은 “그런 사람들이 판사들과 검사들에 대한 수사권과 공소권을 휘두르면서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고 검찰을 정적 탄압에 동원하는 일이 생긴다면 도대체 어떤 견제장치가 있는가. 사찰기관으로 변질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은 제발 잠깐 멈춰서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우병우법’을 만들어놓고 검찰개혁했다고 환호작약하는 게 세상에 말이 되나”며 거듭 공수처 설치를 추진한 민주당을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판사, 검사에 대해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는 권력기관을 만들고 그 책임자를 사실상 대통령 마음대로 임명할 수 있게 하는 법은 독재국가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며 공수처 설치 부작용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글을 맺었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하고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도전 의사를 밝힌 금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던 시절부터 공수처법 설치에 반대해왔다.

금 전 의원은 수사-기소 분리를 핵심으로 한 검찰 제도 개혁에 동의하면서도 공수처가 일종의 ‘옥상옥’으로 제도의 중첩이 될 수 있고 나쁘게는 또다른 권력기구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 의견을 밝혀왔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금 전 의원 반대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최종적인 사법제도 변화로 가는 과정으로 공수처를 지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라 별다른 대안 없이 당론에 일관되게 반대해온 금 전 의원 태도를 의심하는 시선도 있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금 전 의원 자신 검사 출신이라 본인 주장과 달리 검찰개혁에 대해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장영락 (ped19@edaily.co.kr)ⓒ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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